평생 사기는 절대 안 당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, 이런 사태가 가끔 발생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. 어느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데 A동에 거주하고, B동에 나랑 같은 호수에 사는 김모씨가 건보료를 3개월이나 내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.

그런데 우체국에서 건보료 독촉 고지서를 B동이 아니라 A동 우편함에 넣어버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이름으로도 문제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. 마침 쿠팡 사태 때 카드 새로 발급받은 기억이 있어 자동 이체가 풀린 걸로 착각하기도 했다.

전자납부번호로 온라인 뱅킹에서 확인하니 내 명의로도 납부가 되었다. 얼마 뒤, 오늘도 늘 그렇듯 건보료 자동이체 내역서를 보니 음… 자동이체가 끊긴 건가 싶어 다시 연결한 적이 없는데도 이렇게 헷갈렸다.

확인해 보니 카드가 아니라 내 통장과 연결돼 있었던 거다. 이쯤 뭔가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.

내역서 하단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고객센터 직원과 통화해 자동이체가 잘 되고 있는데 전에 내가 못 낸 게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다. 그런데 뭘 어떻게 조회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자 상담원이 고지서 명의를 확인해 보라고 한다.

맞다 나는 병신이었다. 몇 번이고 사기 스팸 고지서를 받았고, 그걸 잘 회피했었는데 이번 독촉 고지서도 가짜가 아님을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, 그 고지서가 내 앞으로 온 것이라는 사실은 확인하지 않고 전자납부번호로 내 명의 통장으로 입금하는 데 아무런 문제 없다고 생각한 채로 그냥 지나쳐버린 한 병신의 이야기였다.

그래도 찾아보니 비슷한 사례가 있기라도 하다 보니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남아 있었다. 내일 다시 전화 준다고 했지만, 분명 내 잘못인데 맞긴 하다.

맞긴 한데, 우체부의 실수도 한몫했으니 이 상황은 내 관리의 부재와 계좌·고지서의 연결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나의 책임임을 뼈저리게 느낀다. 결국 내가 직접 확인하고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는 결론에 이른다.

우체부의 배달 경로와 내 계좌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긴다....